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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간 살아볼 것, 집과 땅은 그 다음에-약초 키우는 김재훈씨
관리자 | 2018-07-25 12:54:44 | 1001

귀농인 김재훈 씨의 첫 거처는 마을회관이었다. 

2014년 겨울 한 달반을 아내와 함께 마을회관 한쪽 공간에서 지냈다. 옆에서는 마을어르신들이 밥을 먹거나 화투를 쳤다. 회관 옆 패널식 가건물을 매입해 생활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기까지 마을 어르신들과의 이 기묘한 동거를 이어갔다. 서울지하철공사라는 안정적 직장을 그만두고 사서 벌인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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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왔는데 집을 구하기가 힘들었어요 . 어렵게 구한 게 패널로 만든 창고였죠 . 마을회관 옆에 있었어요. 그걸 들어가 살 수 있게 도배도 하고 장판도 깔고 고치는데 시간이 좀 걸리겠더라고요. 그래서 마을어르신들에게 그동안 우리 부부가 마을회관에서 좀 살겠다고 얘기했죠.”


재훈 씨야 그럴 수도 있었지만 아내는 여성으로서 무척 불편한 일이었다. 그 시간을 잘 견뎌준 아내가 지금도 미안하고 고맙다. 재훈 씨의 고향은 전남 곡성이다. 어렸을 때부터 농촌의 정서가 익숙했는데 서울서 직장생활을 하는 와중에도 농촌에서의 삶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았다. 20대 때도, 30대 때도 그랬다. 본격적으로는 3년 정도 준비했다. 주말엔 귀농 관련 교육을 받으러 다녔고 틈틈이 귀농정보와 작물정보를 수집했다 . 


그가 임실을 택한 이유는 이곳이 표고버섯 농사에 적합했기 때문이다. 대개의 사람들은 지역을 먼저 선택하고 재배할 작물을 정하는 데 그는 작물을 정한 뒤 지역을 선택한 케이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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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다른 곳을 염두에 두고 있었어요 . 그런데 제가 표고농사를 짓기로 마음먹고 살펴보니 임실이 훨씬 좋더군요 . 환경도 그렇고 인적 네트워크와 지원정책도요 . 그래서 방향을 틀었어요.” 


첫 농사는 초석잠이었다. 이 초보농부는 2015년 실질적인 귀농 첫해에 겁도 없이 2,000평을 질러버렸다. 그리고 너무 지쳐버렸다. 임실에서는 아무도 모르는 작물이었다. 


“손해는 안 봤는데 에너지가 너무 많이 소비됐어요. 경험이 없으니 인력 같이 필요한 부분을 잘 잡아내지 못하는 거예요.” 


다행히 방송을 타서 직거래로 물건을 다 팔 수 있었는데 새벽 4시까지 잠도 못 자며 택배를 싸야 했다. 그런데도 인건비를 빼고 나니 고생한 것에 비해 남는 게 별로 없었다. 첫해 신고식을 톡톡히 치른 셈이다. 지금은 초석잠을 줄이고 경옥고에 들어가는 한약재인 지황을 키우고 있다. 3,000평가량 되는 규모다. 여기에 표고버섯 3동과 복숭아 1,200평을 더해 대략 5,500평 규모의 농사다. 재훈 씨는 처음 귀농을 준비할 때 아내와 역할을 나눴다. 법대를 나온 재훈 씨는 농사를 책임지고 미대를 나온 아내는 마케팅을 맡기로. 여기에 더해서 부지런한 아내는 닭강정 가게를 열었다. 


“그래서 저희가 항상 얘기했던 게 나는 귀농이고 와이프는 귀촌이라고 했거든요. 아직까진 수입 면에서 와이프가 나아요.”


농사 수입이라는 게 다달이 나오는 게 아니니 부부가 다른 수익원을 갖고 있는 형태도 농촌에 빨리 정착할 수 있는 하

나의 방법이다. 재훈 씨는 꼭 농사가 아니더라도 내려오기 전에 본인이 직장에서 해왔던 기술을 활용해 시골에서 수익을 낼 수 있는 부분을 찾아보는 것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리고 시골에서 필요한 것들을 미리 조금 배워오는 것도 좋다고. 가령 간단한 용접기술이나 기계정비는 정말 유용한 기술이다. 


“이걸 사람 불러 쓰면 15만원에서 20만원이 그냥 나가는 것이에요 . 그런데 이런 일들이 자주 있거든요. 본인이 할 수 있어야 경비도 줄이고 편해요.” 


재훈 씨는 귀농준비과정에 사회복지사 자격증과 전기공사 관련 자격증, 경비지도사, 소방안전관리자 1급 자격증을 취득하고 내려와서는 유기농기능사, 종자기능사를 취득한 뒤 버섯종균기능사 필기시험을 합격했다. 

다 시골에서 필요할 것 같아 땄거나 준비 중인 기술들이다. 그만큼 철저히 준비했는데도 귀농은 쉽지 않은 일이다. 첫 농사 작물로 초석잠을 선택한 일도 그랬지만 무엇보다 아무리 꼼꼼히 예산계획을 세웠다고 해도 초과되는 것을 막을 수 없었다. 때문에 재훈 씨는 농촌에서 사계절을 살아본 뒤 집도 땅도 선택하라는 입장이다. 계획없이 무리한 투자는 실패확률을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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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에서는 정보와 거래가 농한기인 겨울에 많이 이뤄집니다. 그래서 저는 겨울에 귀농하길 권합니다. 그럼 집이니 땅이니 하는 정보를 좀 더 쉽게 얻을 수 있어요 . 그런데 저는 부동산에 관해서는 최소 1년정도 살아보고 결정해야 한다고 봐요. 그래야 그 땅이 적당한 가격인지, 내가 선택한 작물에 맞는 환경인지 등을 판단할 수 있거든요 .” 


잘 나가는 직장을 그만두고 친가에는 1년간 알리지도 못한 귀농이었다. 그런대도 재훈 씨가 귀농하길 잘했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뭘까. 


“아침에 일어나서 일하러 나갈 때마다 삶이 맑아지는 것 같아요 . 또 틀에 박혀 있던 생활에서 내가 만들어가는 시간으로 바뀌니 순간순간이 더 소중하게 다가오는 것 같아요 . 무엇보다 아내가 보고 싶을 땐 언제든 볼 수 있잖아요 .” 


돈으로 따질 수 없는 가치들이다.